며칠 전 포털 검색순위에 ‘김연아 부동산 투자’라는 검색어가 등장하여 무슨 얘기인가 하고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김연아가 지난 해 3월, 인천 송도에 있는 상가 2개를 분양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한 상가 건물에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합니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였다. '송도 커낼워크 상업시설 계약자 일동' 명의로 작성돼 있는 이 현수막은 포스코건설이 지어 분양한 이 상가 401동에 걸려 있었는데, 바로 김연아가 분양계약한 건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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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아시아경제>라는 매체가 이런 내용을 처음 보도하면서 김연아의 부동산 투자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인데, <데일리중앙> 같은 매체는 “그의 나이 이제 19세. 스포츠 스타로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벌써부터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여겨져 비판이 일 전망이다”라고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무래도 김연아가 아직 어린 나이이다 보니까 부동산 투자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그런 시선을 피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런데 김연아의 이러한 계약 사실이 이런 식으로 외부로 공개되어도 되는 것일까.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계약자의 신원은 당연히 외부에 공개하면 안되는 일이다. 이번에 포스코건설이나 분양대행사 측에서도 언론 취재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계약자의 신원은 원칙상 절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막상 김연아가 계약한 점포의 위치, 면적, 분양가 등은 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상황. 김연아의 부동산 투자 내막은 다 드러나게 되어버렸다.

업체 측에서야 공식적으로 공개를 안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상가 계약자들 명의의 대형 현수막까지 걸고 그런 것을 보면, 김연아가 계약한 상가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던 것 아닌가 보인다.

물론 다른 연예인들의 고가 부동산 매입 사실도 언론에 종종 보도되기는 하지만, 아직 나이 어린 김연아의 이런 부분까지 공개되는 것이 어쩐지 개운치 않다. 부동산 투자같은 개인의 사적 영역은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김연아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이렇게 유명세를 치르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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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연아가 자기돈으로 상가를 사던 말던 비판할일은 아닐텐데..
    하여튼 언론들은...
    김연아가 직접 산것도 아니고 부모가 샀을테고 지금 사나 은퇴후 사나 무슨상관이라고 그러는지...

    2010/03/11 14:35
  2. 탕탕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기사 허위라고 판명났습니다..

    2010/03/11 15:20
  3. 그런가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위라고 해도 정부 고위층의 부동산 투자는 질타받아야 하고 스포츠 스타는 옹호해주는 이중적인 모습이 느껴지네요.

    2010/03/11 16:49
    • ;;;;  수정/삭제

      스포츠 스타라 옹호해준다고요?

      나참......

      2010/03/11 23:54
  4. 리촤드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부 고위층의 부동산 투자가 질타받는 문화가 있기나 한 나라인지 궁금하네요. 전국이 삽질이고 이를 장려하는 자들이 태반인데. 이익창출세력이 연아의 발톱만큼이나 기부라도 하면 다행아닌가요.

    2010/03/11 16:56
  5. ori9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위층 인사의 부동산 투자가 질타받는 경우는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거나 (다운계약서등)
    -부당하게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경우입니다.
    김연아라 할지라도 두가지에 해당하면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겠지요.
    지긋지긋한 황색언론 정말 이 사회의 암적인 존재입니다.

    2010/03/11 18:32
  6. 冷箭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을 보도한 것이라도 개운치 않은데 비판을 거론하는 것은 함량미달의 인간의 철없는 장난으로 불쾌합니다.

    2010/03/11 19:51
  7. sena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공감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불법을 저질렀거나, 탈법이나 법의 헛점을 악용했다거나, 자금의 형성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까발릴 이유는 없습니다. 이는 김연아 선수 뿐만 아니라 고위층 인사에게까지 적용되리라 봅니다. 또한, 고위층 인사의 경우에는, 존경받는 사람이며 따라서 더더욱 높은 수준의 도덕적 행동을 기대하기 때문에 까발리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이기 이전에 국민의 알 권리이지만, 김연아 선수가 그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사실이라 하더라도 보도할 만한 내용은 아닌 듯 하고요.

    2010/03/11 21:12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아프리카 TV라는 인터넷 개인방송이 있다. 누구든지 가입해서 개인방송국을 만들면 간단한 설치과정을 거쳐 인터넷을 통해 개인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참으로 매력적인 방송이다. 나도 40여일 전부터 아프리카 TV에 개인방송국을 개국하고 매일 밤 11시에 생방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동아일보>가 이 아프리카 TV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별풍선 날려준다면…”-모니터속 10대들 아찔한 유혹>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인터넷방송 일부 BJ들… 심야 선정적 생방송 논란> <“인기 BJ 수억 번다더라” 청소년 ‘용돈벌이’ 너도나도> 같은 부제를 달고 있었다. 아마 제목과 부제를 보시면 기사 내용을 일일이 소개해드리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듯하다.

아프리카 TV에는 별풍선제도가 있다. 일종의 자발적 시청료 개념이다. <동아일보>의 설명대로 “시청자들은 한 개에 100원인 별풍선을 사 마음에 드는 BJ에게 지급할 수 있고, BJ는 이를 현금화할 수 있다.” 그런데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방송을 개설하고 인기를 얻으면 별풍선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셈”이어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일부 스타 BJ는 아예 전업으로 나서 수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고 <동아일보> 기사는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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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의 '포토' 첫 화면 Ⓒ 동아닷컴

이 기사는 이어 “상대적으로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다 보니 최근에는 청소년 BJ도 급증하고 있다”며 “일부 BJ는 더 많은 별풍선을 모으기 위해 과격한 행동과 말을 서슴지 않고, 남성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선정적인 의상과 댄스를 일삼는 여성 BJ도 많다” 고 비판한다. 그리고 “BJ들이 벌어들인 별풍선을 환전할 때 회사 측에서 30∼40%를 떼어가는 만큼 돈벌이를 위해 별풍선 제도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 지적하고 있다.

이 기사만 읽으면 마치 아프리카 TV가 선정적 방송의 온상인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기사의 내용은 내가 접한 아프리카 TV, 그리고 시청자들이 증언하고 있는 아프리카 TV의 실제와는 크게 다르다. 시청자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내 방송을 통해서도 토론을 벌였더니, <동아일보>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동아일보>는 청소년들이 돈벌이를 위해 너도나도 방송에 뛰어드는 것으로 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나만 해도 아프리카 TV에서 청소년이 운영하는 방송을 본 적이 없다. 다른 시청자들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한다. 물론 실제로 청소년들이 돈을 벌기 위해 성인흉내 내는 방송을 한다면 시정되어야 하겠지만, <동아일보>의 그런 주장은 어떤 자료를 갖고 쓰여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여성 BJ들의 선정성 부분도 사실과 크게 다르다. 일부 여성들이 춤을 추는 방송들이 있지만 법적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 방송은 없다. 쉽게 말해 소녀시대가 짧은 반바지 입고 공중파에 나와 춤추고 노래부르는 수준을 결코 넘어서지 않는다. 과거에는 일부 여성 BJ의 지나친 노출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규제와 자정 노력에 따라 별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

그리고 아프리카 TV에는 여성 BJ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BJ 랭킹 상위권에는 남성 BJ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가 시사방송을 하고 있는 곳도 아프리카 TV이다. 시사에 관심을 가진 10대부터 60대까지의 시청자들이 매일 밤 열띤 호응을 보여주고 있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동아일보>가 아프리카 TV가 여성 BJ들이 선정적 방송을 하는 곳인양 몰아붙인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지 않느냐는 해석들이 많다. 과거 촛불정국 때 아프리카 TV를 통해 현장중계가 나갔던 것 때문에 미운 털이 박혀, 이렇게 <동아일보>가 매도하고 나선 것 아니냐고 시청자들은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실이라면 인터넷 개인방송의 시대를 가로막는 불순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은연중에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나는 기사를 읽고, 그리고 아프리카 TV 시청자들의 반응을 접하고 나서 <동아일보>의 인터넷판인 <동아닷컴>에 들어가 보았다. 선정성 문제를 제기한 <동아일보>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맙소사! 화면 상단에 있는 ‘포토’를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벗은 여성들의 사진으로 도배질 되다시피 하였다. 올라와있는 사진의 절반 가량은 그런 장면들이었다.

적어도 아프리카 TV의 일부 여성 BJ들이 그런 벗은 모습을 화면으로 내보낸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벗은 여성들의 사진을 아무 거리낌없이 싣고 있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은 잘 보여도, 내 눈에 박힌 대들보는 잘 보이지 않는 법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동아일보>가 그 모습이 아닌가 싶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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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혁이 형’까지 걸고 나섰다. 요즘 샤우팅 개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콘 봉숭아학당의 ‘동혁이 형’. 그런데 이 ‘동혁이 형’이 보수단체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보수단체인 방송개혁시민연대(방개련, 방개혁)은 어제 논평을 통해 장동혁이 KBS <개그콘서트>에서 연기하고 있는 ‘동혁이 형’ 캐릭터에 대해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선동적 개그로 개그를 그야말로 개그로만 볼 수 없게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동혁이 형의 샤우팅에는 제도와 원칙을 무시한 대중적 선동적 언어가 난무한다”라며 “국민은 항상 피해자이고 정부와 기업은 가해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동혁이 형’은 그동안 사회적 문제나 비리에 대해 속시원한 말을 쏟아내어 시청자들로부터 “뉴스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교육비리, 호화 신청사, 지나치게 비싼 커피 값, 대학 등록금 인상 문제, 비싼 휴대전화 요금 등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이 ‘동혁이 형’ 개그의 소재였다. 개콘이 방송되고 나면 ‘동혁이 형’ 이 했던 말이 곧 바로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오랫만에 사회풍자 개그를 보는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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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그런데 이 보수단체는 웃자고 만든 사회풍자 개그조차도 용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나선 것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단체는 지난 2월에도 같은 개콘의 <남보원> 코너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나선 바 있다. “남녀차별이라는 가벼운 소재를 의도된 정치적 프레임에 끼워 넣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머리띠와 조끼를 입고 민주노총 조합원의 이미지를 풍기는 황현희, 북을 두드리는 사무직 노동자 분위기의 최효종,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로 분한 박성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었다.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보수단체들의 공격은 이미 MBC <무한도전> 비판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앞에 거론한 방개련만 하더라도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의도적, 상습적인 정치구호 PPL로 오락프로를 정치화 한 것에 대해 김태호 PD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러 보수단체들은 <무한도전>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색깔론을 덧씌우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통제로 모자라 이제는 예능프로그램 손보기까지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의 주장은 무시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나면 방송사나 방통위 같은데서 공론화되는 수순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이다. 그냥 일개 단체의 주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후 조치가 따르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에, 이번 '동혁이 형‘에 대한 비난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것이다.

과연 입바른 소리를 해온 ‘동혁이 형’은 개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슬퍼런 보수단체의 목소리에 ‘동혁이 형’이 위축이나 되지는 않을까.

이 장면을 보고 ‘동혁이 형’은 뭐라고 할까.

“대한민국 누구보다 샤우팅을 사랑하는 동혁이형이야. 오늘은 짜증나는 보수단체 이야기 좀 해야겠어.
보수단체들이 요즘 방송계를 흔들어놓고 있어. 시사프로그램만 갖고 그런게 아니야. 이제는 예능프로그램까지도 손보려 하고 있단 말이야.
방송이 밥이야? 풍자 개그 하나 못하고 벌벌 기어야 돼?
이건 아니잖아. 자유롭게 풍자하고 웃을 수 있도록 제발 그냥 놔두란 말이야.“

내가 ‘동혁이 형’이라며 이런 소리가 입에서 나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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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 PD들의 수난을 지켜보며

미디어비평 2010/03/06 10:04 Posted by 유창선

지금은 퇴출당해 1년이 넘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오랫동안 KBS 라디오에 출연했었다. 특히 KBS 1라디오가 시사전문 채널이 된 2003년 무렵부터 1라디오의 여러 시사프로그램들에 고정 출연하면서 정치, 사회 전반에 대한 분석과 진단을 하곤 했다. 그 밖에도 KBS의 2라디오나 한민족방송, 국제방송에도 고정적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새벽이든 저녁이든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KBS를 드나들며 라디오방송을 했다.

그 때 좋은 시사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같이 방송을 했던 좋은 라디오 PD들이 많았다. 여기서 이름을 거명하기는 어렵지만, 지금도 생각나는 좋은 PD들이 KBS 라디오에는 넘쳐났다. 그들은 (정권이 아닌)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시사방송을 하는 입장에서도 그런 PD들과 함께 방송을 했던 때가 가장 보람있었던 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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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그런데 이 기억이 이미 아득한 시절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일까. 지난 1~2년 사이에 너무도 많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때 1라디오 등에서 시사프로그램을 만들었던 PD들은 대부분 음악 프로그램이나 전혀 다른 업무로 인사발령이 났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한마디로 요주의 인물들에게는 시사프로그램을 맡기지 않겠다는 사측의 조치였다. 그런가 하면 그 무렵 KBS 라디오에 출연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해주던 여러 출연자들도 이제는 KBS 라디오에서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측의 원천봉쇄 조치였다.

불과 1~2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KBS의 라디오 PD들을 가슴 속에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느닷없는 봉변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KBS 사측이 라디오 PD들의 지방발령을 위한 지방순환 기준 개정을 강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KBS는 지난 달부터 직종별 순환전보 기준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다른 직종과 달리 라디오본부 소속 PD들만 '타부서 근무시 지역근무 적용'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해 라디오 PD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는 KBS 새 노조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라디오 PD들을 지방근무로 찢어놓아 결국 새 노조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KBS 라디오 PD들은 그동안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폐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도 하고, 새 노조에도 절대 다수가 참여해왔다. 그래서 사측은 이들을 지방으로 발령내서 라디오 PD들의 응집력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를 통제의 수단으로 삼거나 보복의 무기로 이용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노사관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다른 곳도 아닌 공영방송 한 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장면은 지금 KBS의 현주소가 어떠한 것인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보사장 체제에 대한 내부적 비판의 싹을 다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다. 김인규 사장이 그렇게 찬양했던 전두환 시절의 KBS와 무엇이 다른가.

이에 KBS 새 노조는 "순환전보 개정안이 새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라며 "사측이 기어이 새 노조에 대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또한 전면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 KBS에서는 이런 일이 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이 아시고, KBS 새 노조와 라디오 PD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다음은 KBS 새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서이다.

보복인사 앞장서는 라디오본부장 물러나라

사측이 직종별 순환전보 기준 개정을 기어이 밀어붙일 태세다. 우리는 이미 '지역라디오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사측이 작업 중인 순환전보 기준 개정의 허구성을 낱낱이 폭로한 바 있다. 특히 정상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전혀 밟은 적이 없으면서도 '라디오본부 의견 반영'이라며 허위로 개정안을 작성한 인사들은 더 이상 간부의 자격이 없다고 천명했다.

그럼에도 끝내 사측이 이번 개정안을 밀어붙이겠다면 이는 새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사측의 순환전보 개정안이 새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측이 기어이 새 노조에 대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또한 전면전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새노조가 어떤 조직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우리는 온몸으로 보여줄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다.

일차적으로 우리는 소속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비밀리에 라디오PD 순환전보 개정안을 추진한 라디오본부장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 라디오PD들의 지역발령 추진은 마음에 들지 않는 라디오PD와 특보사장에 비판적인 새 노조에 대한 보복성 인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라디오본부 PD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끝내 일방적인 라디오PD의 지역발령을 강행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라디오본부장 퇴진운동을 전면적으로 펼칠 것이다. 라디오본부장과 함께 순환전보 개정을 밀어붙이는 라디오본부 간부들 또한 결코 무사할 수는 없음을 명심하라.

사측은 지금이라도 당장 순환전보 개정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라디오PD들과 함께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라. 진정 '지역라디오 활성화'를 바란다면 인사권으로 구성원들을 협박하는 등의 꼼수는 깨끗하게 접고 허심탄회하게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하라. 그렇다면 KBS본부 역시 얼마든지 사측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사측이 끝까지 우리를 손보겠다면 우리의 칼끝은 라디오본부장을 넘어 특보사장을 정확하게 겨누게 될 것이다.

2010년 3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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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에는 MBC가 없다

미디어비평 2010/03/04 06:49 Posted by 유창선

MBC 노조가 김재철 신임 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의 선임 직후인 지난달 26일 오후 조합원 총회와 촛불문화제를 가진데 이어 김 사장의 출근을 계속해서 저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권의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김 사장의 출근을 막고 있고, 이에 김 사장은 천막을 치고 업무를 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BC에서 빚어지고 있는 이같은 대치상황은 단지 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MBC를 지켜야 한다는 많은 시청자와 시민들이 MBC 사태의 추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MBC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마땅히 비중있게 다루어져야할 뉴스이다.

그런데 정작 MBC 뉴스는 바로 자기 회사 앞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동안 MBC <뉴스데스크>에서 김재철 사장 선임 문제와 관련된 소식을 내보낸 것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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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사장 선임이 있던 날, “문화방송은 오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신임 사장에 추천함에 따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 사장을 문화방송의 신임사장에 선임했습니다. 김재철 신임 사장은 1979년 MBC 기자로 입사해 도쿄 특파원, 보도제작국장 등을 거쳐 울산과 청주 MBC 사장을 역임했습니다”라고 단신으로 내보낸 것이 유일했다. 이 날도 노조 측의 입장이라든가, 촛불문화제 소식은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 날 이후로는 김재철 사장과 노조 측의 대치 상황이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재철 사장이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원들의 저지로 실패한 일, 김재철 사장이 천막을 치고 업무를 보려한 일 등이 모두 뉴스 시간에 전해지지 않았다.

물론 자신들의 문제이기에 난처한 문제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MBC 뉴스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뉴스제작 책임을 맡고 있는 MBC 보도국 간부들이 정권과 김재철 사장, 황희만 보도본부장 등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가급적이면 김 사장 선임과 관련된 논란이 관심사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뉴스제작으로 받아들여진다.

벌써부터 이렇게 눈치를 살피며 다룰 것도 못다루니, 김 사장과 신임 본부장들이 정식으로 출근이라도 하면 MBC 뉴스는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도 KBS 뉴스의 전철을 밟게되지 않을까. 우리가 방문진의 부당한 인사에 반대하고 MBC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최근의 MBC 뉴스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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