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국회 발언 가운데 적극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여러분과 함께 나눠 보려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어제 방통위 업무보고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MBC 엄기영 사장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MBC 사장을 지냈던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은 "전두환 정권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 인사 개입을 하더라도 사장을 통해 하지 이런 식으로 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방문진에 의해 MBC가 난장판이 되고 있는데 방통위가 이를 방치하며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질타했다고 한다. 특히 최 의원은 "방문진은 87년 6월 민주항쟁의 산물로 국민들이 전두환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던 것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린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루겠다. 이 정권 오래 남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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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는 최문순 의원 (자료사진)

나의 눈길을 끈 것은 현재 진행중인 MBC 사태를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부분이었다. 아마도 진상조사를 한다면 이런 내용이 될 것이다. 방문진은 어떠한 이유로 누구의 판단에 의해 MBC 인사를 좌지우지 하는 월권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개입한 외부 인사들은 누구였는지, 또한 후임 사장의 선출 과정에 외부의 개입은 없었는지 등이다.

이미 MBC 노조 측에서는 방문진이 MBC에 손을 대게된 것은 청와대 측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을 제기한 바 있기에, 엄기영 사장의 사퇴와 신임 본부장들의 선임, 후임 사장 선출 과정에 외압이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가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당장이라도 국회 국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다수 여당의 반대로 여의치가 않다면 최 의원의 말처럼 정권이 바뀐 이후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그 진상을 밝히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권력의 힘을 남용하여 혹은 권력의 편에 서서 방송을 장악하고 전리품으로 삼으려는 행동은 역사적 차원에서 심판해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방송장악 문제를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이번 MBC 사태만 대상이 될 일은 아니다. KBS의 이병순 전 사장, 그리고 김인규 현 사장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또한 그동안 KBS 안팎에서 권력을 등에 업고 자행되었던 행위들이 모두 진상이 밝혀져야 할 일이다. 또한 현정부 들어 다른 방송사들에 대해서도 있었던 정권 차원의 각종 외압들의 실체가 다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정치보복’과는 다른 것이다.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할 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 장악하거나 헌납하는 행위 모두는 심판을 받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야 다시는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모양으로 방송에 온갖 외압을 가하는 정권도 문제이지만, 또한 거기에 줄을 서서 한 자리 얻고 충성을 다하는 인물들의 모습 또한 개탄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방송장악에 개입한 청와대와 여당의 인사들, 그리고 거기에 편승한 방송사 내부의 인물들을 다 국회 청문회로 불러내어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물론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등의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다음 대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큰데 방송장악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우선 다음 대선의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너무도 이르다. 그리고 설혹 한나라당의 후보가 집권하는 경우라 해도 일단 정권이 바뀌면 그 길은 열릴 수 있다. 노태우 정부 아래에서도 5공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던가. 정권의 차별화 전략에서도 가능하고, 야당의 힘이 강해지면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과거 독재정권 아래에서 있었던 많은 사건들도 결국에는 역사의 재조명을 받고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가.

그러하기에 방송장악의 주역들은 물론이고 그에 가담하며 부화뇌동하고 있는 인사들은 자중자애할 일이다. 당장 MBC가 저 모양이 되어 후배들은 MBC를 지키려고 나서고 있는데, 이 틈에 본부장 자리 하나, 사장 자리 하나 차지하려고 나선 사람들은 무엇인가. 그들 또한 자신의 오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후일 져야할 때가 올 것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아니, 이제 권력은 5년도 가지 못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힘이 가면 얼마나 가겠는가. 당장 6월 지방선거 끝나고 나면 분위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오늘 벌어지고 있는 방송장악에 대한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고 거기에 협력하는 죄를 저지르지 말지어다. 그것이 역사에 부끄러운 인물로 남지않는 길이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 저의 인터넷 개인방송이 개국을 했습니다. 매일 밤 11시에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방송됩니다. 다른 시간대에는 수시로 재방송이 나갑니다. 아프리카 TV 앱을 다운받으면 아이폰을 통해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유창선의 시사난타' 바로가기 http://afreeca.com/sisa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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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노조에서 연락이 왔네요

미디어비평 2009/12/21 09:51 Posted by 유창선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KBS 노동조합을 탈퇴한 KBS 구성원들이 새로운 제2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제 구실을 못하는 기존의 노조를 포기하고 새 노조를 만들기로 한 KBS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구성원들은 지난 16일 전국언론노조 KBS 지부 창립총회를 열고 새 노조 출범을 알렸습니다. 새 노조는 현 노조를 탈퇴한 600여명을 대상으로 새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12월 말까지 조합원 1천명 가입을 목표로 새 노조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새 노조 쪽에서 지난 주 저에게 연락이 왔네요. 특보를 만들려고 하는데, 저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을 전재해도 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얼마 전 블로그에 ‘KBS PD와 기자들이 가려는 아름다운 길’이라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성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글이 마음에 들어 특보에 실었으면 했나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시라고 즉답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고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굳이 허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KBS 새 노조를 성원하는 저로서는 그들이 자리잡아 가는데 저의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반가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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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KBS지부를 설립한 엄경철 노조위원장 ⓒ 유성호

그대신 KBS 구성원들이 다들 보게 될 특보에 새 노조를 성원하는 글을 싣게 되면, 김인규 사장 체제 아래에서도 KBS에 출연할 일은 없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이병순 사장 아래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이병순 사장이 들어서고 얼마 후 저는 ‘윗선’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고정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이병순 사장의 ‘코드 출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저의 블로그에 실었습니다.

며칠후 전후 사정을 모르던 다른 프로그램에서 출연요청이 있었는데, 다음 날 취소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 그런 글을 쓴 것을 몰랐었는데, 위에서 뭐라해서 출연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KBS 간부들이 인터넷을 그렇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KBS 내에 국정원같은 곳이 있어서 그런 일들이 일일이 보고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경우도 그러하겠죠. 특보가 보고되면 저에 대한 사실상의 출연금지 상황은 김인규 사장 아래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특보에 게재될 글 말고도 이미 김인규 사장이 KBS 사장 되는 것 비판하는 글 블로그에 많이 실었습니다. 이미 보고가 된 것도 있겠죠.

이병순 사장에 이어 김인규 사장 임기동안, 아니 이명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KBS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마음을 접은지 오래입니다. 저는 지난 10년동안 거의 전업적으로 방송을 해왔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KBS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제가 가장 많이 출연했던 방송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KBS 출연에 마음을 접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필요하게 미련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목소리 죽이고 어떻게 잘보여서 KBS에서 다시 방송할 생각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코드가 다른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다 추방당하고 전두환 정권을 찬양했던 인사가 사장이 되는 마당에, 개개인들의 방송재개 여부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KBS가 친정부적인 코드방송 노선을 포기하기 않는한 그런 일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같이 KBS에 출연이 봉쇄된 사람들의 출연 문제도 시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의 KBS가 바로잡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요구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KBS 전체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KBS 새 노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블로그에 이미 실었고 새 노조의 특보에 다시 싣기로 한 글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지난 10일에 썼던 글입니다.


<KBS PD와 기자들이 가려는 아름다운 길>

이제 KBS에서는 모든 것이 끝난 줄로 알았다. KBS 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로 끝난지 이틀 뒤, KBS 9시 뉴스에서는 ‘연탄나르는 김인규 사장님’의 모습이 등장했다. 자기들 사장의 봉사활동 장면에 대한 홍보를 버젓이 메인 뉴스에 내보내는 이 용감한 모습이야말로, 특보 출신 사장의 KBS 입성이 성공리에 끝났음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자신들의 사장이 대통령 특보 출신이라 해도, 그 사장이 기자 시절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찬양했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도, 그런 사장을 인정하면 외부에서는 자신들을 향해 손가락질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당사자들이 파업을 안하겠다는데야 도리가 있겠는가.

KBS 구성원들은 김인규 사장 반대를 위한 총파업 투표를 부결시켰다. 그것이 세상이 뭐라하든 자기들의 밥그릇만은 지키겠다는 이기심의 발로이든, 갈등 피로감에 따른 체념과 패배주의의 결과이든, 그들의 선택은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아버렸다.

어떻게 KBS가 저럴 수가. 훨씬 환경이 열악했던 YTN 노조조차도 특보 출신 사장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온몸을 던져 항거하며 거리를 떠돌았거늘.

1990년 노태우 정권의 서기원 사장 임명에 맞서 37일간의 제작거부로 수백명이 연행되고 14명이 구속되는 희생을 치르면서 방송민주화의 초석을 닦았던 KBS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는지. 자신들에 대한 야유와 손가락질을 뒤로 하면서도 태연히 공영방송임을 내세울 수 있는 KBS의 참담한 모습에 우리는 실망하고 좌절했다. 그래서 이제는 KBS에 대한 미련을 접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나 보다. KBS의 PD들과 기자들이 패배의 아픔을 털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일어서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노조집행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현재의 노조를 탈퇴하고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래서 뜻을 함께하는 많은 PD와 기자들이 속속 노조를 탈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KBS를 친정부적인 국영방송으로 만들려는 기도를 이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그래서 앞으로도 부당한 일들에 대해서는 계속 항거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비록 숫적으로는 KBS 내에서 아직 다수를 차지하지 못할지언정, 신뢰받는 공영방송을 만들려는 불씨를 다시 살리는 움직임이 될 수 있기에 그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 그것은 몸부림의 차원일 수도 있다. 정권과, 그 지원을 받는 경영진을 상대로 힘을 겨루기에는 아직은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옳고 의로운 길이라면, 그러한 몸부림이 불씨가 되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낸 경험들을 우리는 수없이 갖고 있다. 지금은 힘들고 외로운 길이어도,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은 우리 방송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KBS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KBS 기자들이 낸 성명에는 “총파업만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 말대로라면 KBS 구성원들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KBS의 PD들과 기자들이 국민에게 면목이 없게 되었다며, 다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이 가려는 길에 국민의 성원이 함께 할 것임을 우리는 믿으며 무한한 격려를 보낸다.

그들이 가는 그 길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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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onyeom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그놈들이 물러나고, 유창선님이 다시 KBS 에서 활약하시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항상 건강하셔요...!!!

    2009/12/22 09:58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인 김인규 회장이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된 가운데 이제 이목은 KBS 노조로 향하게 되었다. KBS 노조가 김인규 사장 임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S 노조가 말로만 투쟁을 하다가 얼마 후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려버린다면, 설혹 PD와 기자들의 반발이 계속된다 하더라도 김인규 체제는 비교적 쉽게 KBS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KBS 노조가 진짜로 마음먹고 몸을 던지는 장기투쟁에 들어간다면 김인규 회장은 ‘제2의 서동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KBS 노조는 김인규 회장이 사장이 될 경우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다고 진작부터 선언했다. 일부에서는 KBS 노조가 이병순 사장이 연임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상황을 전제로 한 총파업투쟁을 선언했다는 의심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KBS 노조는 총파업투쟁을 공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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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노조 홈페이지

KBS 노조의 입장은 김인규 회장의 임명 제청이 결정된 직후 다시 확인되었다. KBS 노조는 이사회가 끝난 직후 <낙하산 저지와 방송장악 분쇄- ‘총파업 투쟁’을 선언한다!>는 성명을 내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 KBS 노동조합과 5천 조합원은 분연히 떨쳐 일어설 것이다. 총파업으로 배수진을 치고 정권의 하수인 김인규가 청정지대 KBS에 단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 공영방송 KBS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거세당하고, 독재의 길을 돕는 국영방송의 나락에 떨어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낙하산 저지 투쟁은 깨어있는 국민들의 동참으로 정권 퇴진투쟁으로 승화할 것이다....”

이쯤 되었으면 이제 KBS 노조의 총파업투쟁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S 노조는 23일 열리는 비대위에서 총파업 세부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물론 총파업투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게 되겠지만, 그 결과는 노조 지도부가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결국 열쇠는 KBS 노조가 쥐고 있는 셈이다.

KBS 노조가 거듭해서 이 정도 입장을 밝혔으면 이제는 그들의 투쟁 의지를 믿어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아직은 KBS 노조가 정말 특보출신 사장 저지를 위한 투쟁을 끝까지 벌여나갈 것인가에 대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그동안  KBS 노조의 비상식적인 ‘회군’에 당한 경험이 워낙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장악 기도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KBS 노조는 함께 투쟁하는 듯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발을 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는 KBS 노조의 투쟁선언을 ‘양치기 소년’의 고함처럼 흘려버리게 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전국언론노조가 낸 성명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또 다시 이런 인사가 KBS를 장악하려 하는데 대해 KBS 구성원들, 특히 KBS 노동조합의 깊은 성찰과 행동이 요구된다.... KBS 노동조합은 그들이 천명한대로 구성원들의 염원을 깊이 새겨 공영방송 독립 투쟁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다른 언론노동자들도 KBS 노조를 향해 ‘말이 아닌 행동’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기로에 선 것은 김인규 회장만이 아니다. 김인규 회장은 KBS에 다시 입성해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냐의 기로에 서게 되었고, KBS 노조는 진짜 노조로 되살아 나느냐 아니면  짝퉁노조로 판명이 되느냐를 가르는 기로에 서게 되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KBS 노조가 먼저 나서서 김인규 회장을 지목하고 총파업투쟁 선언까지 해버렸다.

그동안 KBS 노조가 아무리 미덥지못한 모습을 보였어도, 이번에는 일단 객관적 상황이 달라보이기는 하다. KBS 노조로서도 모든 것을 건 시험대에 오르게 된 상황이다. 이번에는 과연 믿어도 될 것인지,  그들의 행보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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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의 움직임이 이상하다. 그동안 KBS 내부 갈등의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발을 빼곤 했던 KBS 노조로부터 다시 수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KBS 노조는 지난 12일 <MB 낙하산 김인규 오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성명을 냈다. KBS 노조는 이 성명을 통해 “우리는 김 씨가 끝내 정권의 낙하산으로 입성해 KBS의 정치독립성을 짓밟는다면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위해 숭고한 피를 흘린 선배들의 뜻을 받들어, 방송독립을 염원하는 국민과 함께, 5천 조합원의 고귀한 투쟁의지를 모아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은 물론 정권 퇴진 투쟁도 불사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인사가 KBS 사장이 될 경우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다는 KBS 노조의 입장은 일단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논란이 되는 것은 총파업 투쟁의 대상으로 김인규 회장은 적시되었지만, 이병순 사장이라든가 강동순 전 감사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병순 사장
김인규 회장

KBS 노조는 이미 지난 11일자 성명 <김인규 이병순 강동순은 공영방송 KBS사장 ‘절대불가’ 즉각 공모 철회하라>를 통해 이들 3인을 ‘절대불가’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12일 성명에서는 김인규 회장의 이름만 나온다.

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KBS 노조 측은 명확한 설명을 하지않고 있는 가운데, 김인규 회장과 이병순 사장에 대한 대응수위에 있어서 차이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유력하다. 즉, 김인규 회장에 대해서는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지만, 이병순 사장에 대해서는 반대는 하더라도 수위조절을 하겠다는 복선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이병순 사장에 대해 KBS 노조가 보여온 모호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또 다시 이런 모호한 입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KBS 노조가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KBS직원의 76.9%가 이병순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KBS 노조는 우선 사원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이병순 사장의 연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두고, 그 다음에 외부 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서이다. 그런데 정작 이병순 사장은 건너뛰고 김인규 회장만 거명을 하니, 결국 이병순 사장이 될 경우에는 적당히 넘어가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KBS 노조의 모호한 입장은 이사회에서의 사장 선출 논의에서 이병순 사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병순 사장에 대한 노조의 반대 강도가 약하니, KBS의 안정을 위해 이병순 사장을 연임시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이병순 사장 입장에서는 KBS 노조야말로 구세주가 되는 셈이다.

KBS 노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KBS 구성원들은 이병순 사장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정작 여론조사를 실시한 KBS 노조는 이병순 사장에 대해 어떠한 입장인지, 이제는 분명하게 밝힐 때가 되었다. 도대체 김인규 회장과 이병순 사장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KBS 노조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KBS 노조는 KBS 구성원들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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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은 자신의 복직문제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정 전 사장은 자신의 원상회복, 즉 KBS 사장직으로 복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13일 인터뷰에서이다.

법원의 해임처분 취소 판결이 있은 이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전 사장의 복직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나려면 시간이 걸리고, 이미 남은 임기는 열흘가량 밖에 안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정 전 사장의 복직을 요구하는 <한겨레> 사설 경우도 남은 임기동안의 상징적인 복직을 말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은 이러한 견해들과는 달리, 자신의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잃어버린 15개월동안’ 자신이 다시 사장으로 재임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임혐의 무죄선고 받았던 정연주 전 사장 ⓒ 유성호 기자

관련된 부분의 내용을 옮긴다.

정연주: 그렇죠. 제 임기가 열흘이 남았는데요. 바로 이런 판결내용과 정신을 잘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임처분 취소하고 그러니까 원상회복시켜야죠.
손석희: 원상회복이라는 건 어떤 말씀이신가요? 
정연주: 제가 작년 8월에 KBS 사장에서 해임됐으니까 그 잃어버린 세월이 15개월입니다. 원상회복해야죠.
손석희: 그건 다시 돌아가길 원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어떤 뜻으로 하신 말씀이신가요? 
정연주: 그건 당연한 이야기죠.
손석희: 그러면 사실 임기는 지금 열흘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 현실적으로는 그것이 어려운 것 아닌가요? 맡아주신 변호사도 그렇게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정연주: 옳으신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만약에 제 임기가 5년쯤 남았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날 수가 있거든요.
손석희: 지금은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이 안 난 것이고
정연주: 안 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1심이 사실상 최종판결인 셈입니다. 그래서
손석희: 그런데 정부는 즉각 항소하신 사실은 아실 텐데요.
정연주: 예, 항소하고 있는데 법원 경우에 임기가 끝나고 나면 소에 실익이 없다고 그래가지고 보통 기각시키거든요. 그 내용을 따지는 게 아니고 형식 절차만 따져서 그런 것인데 그래서 바로 1심 판결이 거의 사실상 최종심이니까 아주 중요한 것이고 그 판결내용과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손석희: 그러면 원상회복을 원하신다는 것은 맡아주신 변호사하고는 의견이 좀 다르신 건가요? 
정연주: 저는 그 정신과 내용을 강조한 것이고 변호사님께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신 거죠.
손석희: 예, 그 둘 사이에 어떤 괴리가 있는 건가요? 지금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정연주: 저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고 변호사님들께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이야기하신 거죠
손석희: 그러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얘기한 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겠네요. 그것도 이해하시는 상황인가요? 
정연주: 그런데 중요한 건 어제 1심판결에서 그런 해임절차와 내용이 모두 부당하고 위법하다 했기 때문에 제가 해임된 이후에 KBS 체제, 이병순 체제도 부당하고 법을 어긴 것이고 지금 추진되고 있는 사장 신임절차 과정도 부당하고 법을 어긴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따라서 저에 대한 문제, 원상회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KBS 체제는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법을 어기는 체제가 됩니다. 그러니까 제가 주장하는 그 원칙의 이야기는 그런 KBS 체제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원상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원칙의 문제입니다.
손석희: 예를 들면 어떤 원상회복의 형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연주: 가장 필요한 건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언제든 어떤 형태로든 저의 잃어버린 15개월 되찾아줘야죠. 그래서 다시 KBS 사장으로 돌아가서 지난 잃어버린 15개월 다시 제가 사장으로 재임해야 됩니다. 그게 원칙 아니에요? 
                                   - (이상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인용)

정연주 전 사장은 자신이 부당하게 해임된 이후 지금까지를 ‘잃어버린 15개월’로 표현하며 이 기간동안 다시 돌아가서 KBS 사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 원칙’이라는 표현에는 ‘현실’이 그것을 허락하겠느냐는 의미를 담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그는 원상회복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원상회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KBS 체제는 계속 법을 어기는 체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차기 사장 선출도 위법성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불법적인 처분을 통해 사장직에서 쫒겨났다가 해임처분이 취소된 경우, 그동안 임기가 진행중이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장직 수행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만약 복직을 한다면 남은 기간동안만 재임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잃어버린 15개월’을 더해서 재임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궁금하다.

그러나 이에 관한 법률적 판단에 앞서, 정연주 전 사장이 원상회복을 외치는 것은 개인 정연주의 원상회복이 아니라 사실은 KBS의 원상회복을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불법적인 사장직 찬탈 위에서 성립된 지난 15개월 동안의 KBS도 원상회복이 되어야 하는데, 차기 사장선출 분위기를 보니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이제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KBS의 원상회복을 우리가 함께 요구해나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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