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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쇄신 없이 '소통' 없다

국제신문 칼럼 2008/05/20 23:24 Posted by 유창선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이 지난 19일에 있었다. 당초 한나라당은 이 회동에서 국정쇄신안을 이 대통령에게 건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강 대표는 그러한 건의를 하지 않았다.
 
그대신 대통령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다고 한다. 국정쇄신안의 내용이 언론에 사전유출된 데 대한 사과였던 것이다. 분위기는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청와대 회동을 관심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는 맥이 빠지는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서 논의된 국정쇄신안에 대해 처음부터 부정적인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정쇄신안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강 대표와의 회동을 연기한 것도 그 같은 시각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적 쇄신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에 세게 훈련받았는데 뭘 또 바꾸냐"며 이미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또한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의 그러한 생각을 알고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대책을 한나라당이 건의하고 나설 경우, 결과적으로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갈등양상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입을 닫기로 작심했던 것 같다.

결국 여권 지지율의 급락이라는 비상한 상황 속에서 열린 여권 두 지도자의 회동은,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아무런 대책도 논의하지 않은 채 끝나게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국정지지율은 취임 세 달도 안 되어 20%대로 추락했다. 새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급락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 번 추락한 대통령의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특징을 과거의 경험들은 보여주고 있다. 이 대통령의 앞길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일도 아니지만, 쉽게 볼 일은 더욱 아니다.

이 대통령도 쇠고기 파동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를 느낀 듯하다. 연일 '국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본다는 말까지 했다. 적어도 표현상으로는 그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래서 쇠고기 파동의 교훈을 계기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기대했던 것이고 강재섭 대표와의 회동을 주목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정쇄신의 문제가 지금 이 대통령의 관심사가 아님이 확인된 상황에서 여러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과연 국정쇄신없이 이 대통령이 말한 '국민과의 소통'은 가능할 것인가.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가능할 것인가.

국정쇄신의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을 돌아본다면 이 같은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인수위원회 시절 영어몰입교육 논란에서 시작하여 '강부자 내각' 파동 그리고 최근의 쇠고기 파동에 이르기까지 민심을 자극하는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과의 소통'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국정운영방식이 실제로 변화할 것인가 여부이다. 이 대통령의 다짐이 단지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언로의 확대, 참모진의 쇄신,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채널 구축 등의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인적 쇄신은 국정쇄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적 쇄신의 필요성은 단지 쇠고기 파동 인책 차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를 '강부자' 정부로 보는 시선을 극복하고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도, 국민적 신망이 높은 새로운 인물들로의 쇄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강부자'들만 모인 정부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한, 이명박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인적 쇄신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국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말은 구두선에 그칠 위험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기업이 아니라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큰 틀의 정치를 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위해 결단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국정쇄신과 인적 쇄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제신문> 2008년 5월 21일자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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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hNO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는 국정쇄신과 인적 쇄신해봐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거.
    이 '사람들'에게 무얼 바라는 사람들이 더 이해가 안간다.

    2008/05/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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