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국회 발언 가운데 적극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여러분과 함께 나눠 보려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어제 방통위 업무보고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MBC 엄기영 사장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MBC 사장을 지냈던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은 "전두환 정권 때도 이렇게는 안 했다. 인사 개입을 하더라도 사장을 통해 하지 이런 식으로 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방문진에 의해 MBC가 난장판이 되고 있는데 방통위가 이를 방치하며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질타했다고 한다. 특히 최 의원은 "방문진은 87년 6월 민주항쟁의 산물로 국민들이 전두환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던 것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린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루겠다. 이 정권 오래 남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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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는 최문순 의원 (자료사진)

나의 눈길을 끈 것은 현재 진행중인 MBC 사태를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부분이었다. 아마도 진상조사를 한다면 이런 내용이 될 것이다. 방문진은 어떠한 이유로 누구의 판단에 의해 MBC 인사를 좌지우지 하는 월권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개입한 외부 인사들은 누구였는지, 또한 후임 사장의 선출 과정에 외부의 개입은 없었는지 등이다.

이미 MBC 노조 측에서는 방문진이 MBC에 손을 대게된 것은 청와대 측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을 제기한 바 있기에, 엄기영 사장의 사퇴와 신임 본부장들의 선임, 후임 사장 선출 과정에 외압이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가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당장이라도 국회 국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다수 여당의 반대로 여의치가 않다면 최 의원의 말처럼 정권이 바뀐 이후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그 진상을 밝히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권력의 힘을 남용하여 혹은 권력의 편에 서서 방송을 장악하고 전리품으로 삼으려는 행동은 역사적 차원에서 심판해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방송장악 문제를 과거사 진상조사 차원에서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이번 MBC 사태만 대상이 될 일은 아니다. KBS의 이병순 전 사장, 그리고 김인규 현 사장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또한 그동안 KBS 안팎에서 권력을 등에 업고 자행되었던 행위들이 모두 진상이 밝혀져야 할 일이다. 또한 현정부 들어 다른 방송사들에 대해서도 있었던 정권 차원의 각종 외압들의 실체가 다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정치보복’과는 다른 것이다.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할 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 장악하거나 헌납하는 행위 모두는 심판을 받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야 다시는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과거 전두환 정권 시절 모양으로 방송에 온갖 외압을 가하는 정권도 문제이지만, 또한 거기에 줄을 서서 한 자리 얻고 충성을 다하는 인물들의 모습 또한 개탄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방송장악에 개입한 청와대와 여당의 인사들, 그리고 거기에 편승한 방송사 내부의 인물들을 다 국회 청문회로 불러내어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물론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등의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다음 대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큰데 방송장악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우선 다음 대선의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너무도 이르다. 그리고 설혹 한나라당의 후보가 집권하는 경우라 해도 일단 정권이 바뀌면 그 길은 열릴 수 있다. 노태우 정부 아래에서도 5공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던가. 정권의 차별화 전략에서도 가능하고, 야당의 힘이 강해지면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과거 독재정권 아래에서 있었던 많은 사건들도 결국에는 역사의 재조명을 받고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가.

그러하기에 방송장악의 주역들은 물론이고 그에 가담하며 부화뇌동하고 있는 인사들은 자중자애할 일이다. 당장 MBC가 저 모양이 되어 후배들은 MBC를 지키려고 나서고 있는데, 이 틈에 본부장 자리 하나, 사장 자리 하나 차지하려고 나선 사람들은 무엇인가. 그들 또한 자신의 오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후일 져야할 때가 올 것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다. 아니, 이제 권력은 5년도 가지 못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힘이 가면 얼마나 가겠는가. 당장 6월 지방선거 끝나고 나면 분위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오늘 벌어지고 있는 방송장악에 대한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하고 거기에 협력하는 죄를 저지르지 말지어다. 그것이 역사에 부끄러운 인물로 남지않는 길이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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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기영 사장이 결국 사퇴했다. 김우룡 이사장을 비롯한 방송문화진흥회의 여당측 이사들이 자신들의 뜻대로 임원인사를 밀어붙이자 이에 대한 볼복의 표시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이 심으려하고 엄 사장이 거부한 인물들이 MBC의 보도본부장, 제작본부장 같은 핵심 요직을 차지할 때의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MBC의 프로그램들은 급격히 보수편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MBC는 KBS의 뒤를 이어 친정부적 방송으로 변질되게 될 것이다. 이를 알고 있는 엄 사장은 사장의 인사권조차 제약하며 자신을 식물사장으로 만드려는 방문진 이사회를 향한 무언의 항의 표시로 결국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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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의사를 밝힌 엄기영 사장 ⓒ 권우성

그런 점에서 엄 사장의 사퇴는 방문진 여당측 이사들에 의한 사실상의 사퇴 압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밑에서 일할 사람들조차 자신의 뜻에 반하는 인사들이 선임되는 식물사장의 굴욕을 엄 사장은 더 이상 견디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엄 사장의 사퇴는 MBC 안팎에 커다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KBS에 이은 MBC 장악 논란과 함께 후임 사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이다. 당장 MBC 노조는 방문진의 폭거를 규탄하면서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상황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상황은 엄 사장의 사퇴로 MBC가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방문진은 후임 사장에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친여성향의 인물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MBC 장악에 속도가 붙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모든 것이 정권과 그 대리인들의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MBC 구성원들은 KBS와는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명무실했던 KBS 노조와는 달리 MBC 노조는 탄탄한 기반과 결속력을 갖고 있다. MBC 노조가 MBC 장악과 낙하산 인사에 저항하며 강력한 투쟁을 벌인다면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6월 2일의 지방선거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MBC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이 큰 부담일 수 있다. 이미 한나라당은 지난해 10.28 재보선에서 김제동씨 퇴출 파문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방송에 대한 무리한 통제는 그만큼 국민여론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제 MBC에서 엄기영 사장이 물러나고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는 광경이 부각되고, 그리고 그를 둘러싼 갈등이 분출될 경우 여권은 선거를 앞두고 커다란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이 MBC에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여론의 추이가 될 것이다. MBC를 공정방송으로 지키려는 것은 단지 MBC 구성원들의 바람만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시청자들, 그리고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MBC 구성원들이 MBC를 지키려는 확고한 의지를 먼저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커다란 힘을 실어줄 것이다. 엄기영이 물러난 이제, 손석희도 김미화도 다 날아가게 생겼다. 그들을 지키고 MBC를 지키는 것, 깨어있는 시청자들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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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이크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암담하네요.. 선거 한번의 결과가 이렇게 줄줄히 우리를 힘들게 할 줄이야..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퍼가겠습니다. 당연히 출처는 남기겠습니다.

    2010/02/08 12:55
  2. soyha  수정/삭제  댓글쓰기

    깨어있는 시청자가 적은게 문제...
    시청자는 그냥 가는대로 갈뿐...
    그래서 방송장악이 필요한거겠지요

    2010/02/08 13:00
  3. 구독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의라는게 있기는 한건지 모르겠어요.

    2010/02/08 13:21

어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다. 인터뷰의 주요 관심사는 유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생일 날 잘 먹자고 무슨 며칠을 굶냐, 우선 지방선거가 중요한데 모든 인적 자원을 거기다 투입해야 된다, 이런 주장도 있죠. 그런데 아직은 뭐 저도 여러 가지 개인적인 고민도 있고 그래서 지금 당장 결정해야 될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인터뷰의 전체 분위기를 보아서는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 가운데 하나에 대한 출마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다만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당내 의견 등을 좀더 듣고서 판단하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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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보도될 때마다 나는 한가지 의아한 생각이 들곤한다. 한명숙 전 총리와의 관계 문제이다. 유 전 장관과 한 전 총리는 참여정부 시절 국정을 함께 책임졌던 관계이다. 또한 국민들에게는 이른바 ‘친노’ 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있는 경우이다. 두 사람 모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로 국민에게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한 전 총리도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연초에 “국민들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이고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혀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동안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한 전 총리가 처음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검찰의 기소사태를 겪은 그가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장 선거에 유 전 장관과 한 전 총리가 동시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한 전 총리 출마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 손석희 :
한명숙 고문 같은 경우에도 지금 이미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건 혹시 확인이 가능합니까?

☎ 유시민 :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꼭 제가 뭘 해야 되는 건 아니니까요. 국민들이 유권자들이 볼 때 저 사람이면 괜찮겠다, 이런 다른 분이 또 계시면 그런 분으로 할 수도 있고요.

☎ 손석희 :

한명숙 전 총리가 나설 경우에 유시민 전 장관께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 않겠다 라는 얘기가 지난번에 나왔는데 혹시 본인께서 말씀하신 겁니까?

☎ 유시민 :
아니, 뭐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 아무래도 모양이 제가 장관을 할 때 국무총리로 모시고 일했던 어른이시고 또 정치하기 전에도 시민단체 활동이나 이런 거 하실 때 존경하는 분이고 그렇습니다. 그런 건 그런 거고 저도 또 참여당의 당원이니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당 지도부나 당원들의 여러 가지 의견도 있고 그래서 이제 그런 것도 들어봐야 되고요.

유 전 장관 자신도 한 전 총리와 함께 출마하게 될 경우 모양이 안좋다는 것은 의식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종적인 결론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을 들어야 한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이다. 만약 국민참여당 내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강권할 경우에는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한명숙-유시민 두 사람이 서울시장 선거에 동시출마하는 일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두 사람의 동시출마는 야권에게는 최악의 그림이 된다. 아마도 야권의 분열, 또한 ‘친노’의 분열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던 두 사람이 같은 선거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된다면 아마도 그 장면 자체가 정치적 조롱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 설혹 막판 후보단일화를 공언하고 나선다 하더라도,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러면 누가 양보해야 하는 것인가. 두 사람의 정체성에 커다란 차이가 없음을 전제로 한다면, 조금이라도 야권의 연대와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누구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향후 몇 달동안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려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분열된 것도 모자라 또 다시 한명숙-유시민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장면만큼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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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on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숙이 검찰이나 조중동한테 개털리면 나오겠다는 소리같구만 분석이 좀 에러

    2010/01/25 13:33
  2. 흠..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시민 전 장관이 국참당 충북도당 창당식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죠.

    분명히 대연합을 해야한다.

    당에 적을둔 사람으로서 당이 추천하는데 (24일 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했다고 처음들은 유시민) 안나갈 수 는 없고 잘 숙고해서 결정하겠다.

    그런데 나가게 된다면 연합을 염두해둔 출마이지 연합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만일 진보진영 서울시장 후보군중 모두 다( 진보대연합이 이루어진다 가정할때 각당 후보모두다 연합시 한나라당 후보와 겨루어 경쟁력이 있다면) 대연합하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고 결과가 나오면 가장 지지율이 낮은 정당에서 내세운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 란게 골자였습니다.

    그것이 소수당의 표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대연합의 결정체라고 말이지요.

    밑에 분처럼 한명숙 전 총리가 그럴 분도 아니고 그럴리도 없을 뿐더러.

    민주당을 지키는 한명숙이 있듯 분열이 아닌 새로운 지지층의 포섭을위한 국참당의

    지지자들이 추천하는 유시민 후보 출마 자연스러운 출마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10/01/27 00:58
  3. Jh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입니다 ㅡㅡ

    2010/01/27 22:47

노회찬은 진보 서울시장 될 수 있을까

정치 2009/11/30 07:49 Posted by 유창선

진보신당의 간판급 스타 정치인. ‘노회찬 어록’으로 유명한 토론의 달인, ‘X파일’ 명단 공개의 주인공. 낙선한 원외이지만 국회의원보다 잘나가는 정치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어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여야 각 정당에서 물밑 탐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조기에 공세적으로 출마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노 대표는 출마선언에서 “지금까지 서울에 없었던 진보시장의 탄생”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민주당의 조순, 고건, 한나라당의 이명박, 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진 민선 서울시의 역사는 결코 행복한 역사가 아니었다"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울시민들이 삶을 행복하게 변화시킬 진보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보신당 후보로서 다른 정당 후보들과의 차별적 위치설정을 위한 기조이다. 

사실 노 전 대표는 그동안 적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지만, 큰 판에서의 정치적 도전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인기가 찻잔 속 미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거센 바람을 몰고올 것인지 관심을 모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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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대표의 출마선언 ⓒ 남소연

노 대표가 갖고 있는 대중적 지명도, 그리고 젊은층에서의 인기 등을 감안하면 그는 야권의 유력후보로 부상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출마선언에서 제시한 '서울의 7가지 행복한 변화'의 내용을 뜯어보면 진보정당 후보로서 차별적인 정책대안 제시에 노력한 흔적을 읽을 수 있다. 진보정당 쪽의 정치인들이 취약한 정치적 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적어도 콘텐츠 면에 있어서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이 현실 속에서의 힘으로 연결될 것인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의 정치구도에서 진보신당 후보가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국회 원내 의석 1개에 불과한 소수파 정당이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진보정당의 양대 축이라고는 하지만 당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당’보다는 ‘인물’을 부각시키며 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이다. 

노 대표가 부딪히게 될 무엇보다 어려운 문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압박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한나라당과 야권 후보가 1대1의 대결을 벌이는 구도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야권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는 야권의 공멸, 한나라당의 어부지리가 예상되는 것이 내년의 선거이다. 

이러한 상황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논의에 있어서 아무래도 진보신당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민주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경우 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후보의 윤곽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당 지지율을 생각하면 민주당 후보가 야권의 선두를 달릴 가능성이 크다. (단,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는 전제에서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압박은 노회찬 대표의 양보에 대한 압박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노 대표가 그동안 그가 언급해온 ‘진보연합’의 내용을 생각하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민주당과의 '묻지마 연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의 '진보연대'까지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해도 야권 전체의 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지는 판세가 될 경우에는 노 대표도 그 흐름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노 대표가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켜 야권의 선두를 달린다면 그를 최초의 진보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야권연대가 가능할 수 있다. 그 때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양보해야 한다. 그래서 최초의 진보 서울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노 대표가 야권내 선두를 달리지 못하고, 후보단일화가 있으면 야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이 두가지 상황이 동시에 전개될 경우에는 노 대표가 대의를 위한 결단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찌보면 결론은 간단할 수 있다. 민주당의 후보가 누가 되든, 혹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후보가 누가 되든, 노회찬 대표는 야권 내부에서 그들과 최선을 경쟁을 벌이고 그에 따른 민의를 존중하면 된다. 노회찬 대표가 좋은 후보라고 믿는 우리로서는 그의 선전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그가 야권 전체의 연대라는 큰 요구도 잊는 일이 없기를 주문한다.

대표의 앞에 어느 길이 펼쳐질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할 일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민의에 따르면 된다. 그것이 서울시장의 길이든, 아니면 살신성인의 길이든, 그렇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믿는다. 그 때까지 노회찬 대표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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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의 동교동계, 부활을 꿈꾸지 마라

정치 2009/11/27 09:34 Posted by 유창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셨던 동교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어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재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간의 화합 만찬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양측에서 90여명이 참석하여 과거의 일들을 얘기하며 그동안 있었던 앙금을 풀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동교동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 고문이 동교동계를 대표하여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권노갑 전 고문이 동교동계의 좌장으로 다시 복귀한 모습이다. 아마도 어제의 집단회동은 동교동계 부활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동교동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지난 2002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실상 해체되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박지원 비서실장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동교동계라는 말이 나와서도 안되고, 동교동계의 모임이 있어서도 안되며, 이를 이용해도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계기로 동교동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해체선고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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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과 건배하는 권노갑 전 고문 ⓒ 남소연

그로부터 7년. 동교동계는 다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시 모인 동교동계는 결속력을 높여가는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권노갑 전 고문,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전 의원 등 120여명이 차남 김홍업 전 의원과 함께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으로 동교동계 인사들이 공개적인 단체행보를 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어제 회동에서도 그랬고 하의도 방문에서도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초청대상에서 빠진 사실이다. 동교동계는 박 의원이 초청대상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동안 동교동계 내부에서 박지원 의원을 무척 못마땅하게 여겨온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동교동계 출신도 아닌 외부에서 들어온 인물이 김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자기 멋대로 한다는 불신이었다. 그동안에는 김 전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때문에 어찌 못하다가, 이제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나니 박지원 의원을 추방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보기 민망한 장면이다.

이렇게 동교동계는 적자와 서자를 가려가며 다시 결속을 다지고 있다. 그 결속의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민주당 주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공천권은 권노갑 전 고문이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그런가 하면 박지원 의원이 김홍업 전 의원을 위해 지역구를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가 동교동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민주당내에서는 동교동계의 영향력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민주당을 자중지란에 빠지게 할지 모르는 폭탄이다.

만약 들리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우리 정치사의 물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움직임이다. 동교동계는 한 시대의 ‘공’과 ‘과’를 안고 이제 역사 속에서 그 수명을 다한 세력이다. 이제 와서 다시 동교동계를 일으키려 하거나 그 이름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과거회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교동계의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야권의 연대에도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이 기득권에 매달려 야권연대를 위한 혁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한데, 민주당에서 동교동계가 다시 영향력을 갖는 집단으로 부상할 경우 다시 지역주의정당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 생전에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동교동계가 지도자가 서거하자 다시 정치를 재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비겁한 일이다. “동교동계 이름으로 정치활동을 하자말라”했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생각해도 그렇고, 야권의 내일을 생각해도 그렇고, 동교동계가 다시 우리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장면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대중의 동교동계'아닌 '권노갑의 동교동계'를 보고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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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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